“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사건 이후 김하늘 양의 아버지 김민규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눈물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항상 하늘이에게 부모와 선생님은 믿어도 된다고 가르쳤는데, 결국 선생님에게 목숨을 잃게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사건 당일을 떠올리며 "하늘이가 학원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불길했다"며, 딸의 위치를 추적하려 애썼던 순간을 전했습니다. 위치추적 앱을 통해 들려온 것은 성인의 거친 숨소리와 서랍 여닫는 소리였고, 곧 누군가 알람 소리를 끄려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하늘이의 가족과 경찰이 필사적으로 그녀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학교 시청각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딸을 끌어안아야 했습니다.
김 씨는 "하늘이의 몸에는 방어 흔적이 가득했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어 "사건 며칠 전에도 해당 교사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이런 교사가 아무런 문제 없이 학교에 복직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습니다.

사건의 배경: 가해 교사의 정신 건강 문제와 관리 부재
가해 교사는 과거 우울증으로 인해 휴직한 전력이 있었으나, 단순히 진단서 한 장으로 복직이 허용되었습니다. 복직 후에도 교사의 정신 상태에 대한 관리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도 이상 행동을 보였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하늘이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학생이 피해자가 됐을 것"이라며,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신속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늘이법’ 발의: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첫걸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은 ‘하늘이법’을 발의하며, 학교 내 안전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늘이법은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교사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관리 체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신 건강 문제 교원의 관리 강화
- 복직 시 심층 면담 및 정밀 평가 의무화
- 이상 행동을 보이는 교원에 대한 신속한 직권 휴직 또는 업무 배제
- 학생 안전 시스템 전반 개선
- 학교 출입 통제 시스템 강화 및 대리인 확인 절차 의무화
- 돌봄 교실과 학부모 간 실시간 연락 체계 구축
- 초등학교에도 전담 경찰관(SPO) 배치
- 학교 현장에 적합한 위기 대처 매뉴얼 마련
- 교사 및 교직원 대상 이상 행동 징후 인지 및 대응 교육 강화
-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조치를 위한 지침 정비
문정복 의원은 “이번 사건은 학교와 선생님이라는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하늘이법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가?

김하늘 양 사건은 단순히 한 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가 과연 안전한 공간인지, 그리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집니다.
많은 학부모들은 학교의 보안과 출입 절차가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늘이의 아버지 역시 "학교의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학교 내 출입 통제와 돌봄 교실 절차의 허술함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 우리의 역할과 책임
김하늘 양은 많은 사랑을 받던 밝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그녀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꿈꾸던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믿고 따랐던 선생님에 의해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하늘이법’은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학교는 단순히 교육의 장이 아닌,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학교, 교육청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하늘이는 이제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우리는 그녀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경각심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늘이가 남긴 교훈을 기억하며,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